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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이러스에서 힌트 얻은 치료법 세포 간 ‘스페이스 셔틀’로 약물 전달 등록일 2016.12.02 20:37
글쓴이 에디스젠 조회 2392

세포 간에 맞춤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바이러스와 같은 미세 나노 운반시스템 청사진이 개발됐다.

미국 유타대와 워싱턴대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서 힌트를 얻어 치료제를 직접 인체의 특정 세포로 운반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30일자 온라인판에 소개했다.

논문의 공동 시니어 저자이자 유타대의대 생화학과 주임교수인 웨슬리 선퀴스트( Wesley Sundquist) 교수는 “우리는 바이러스를 병원체로만 생각하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주의 깊게 고안한 제작 지침은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세포로 병을 감염시키는 방법을 모방해 세포 스스로가 배송시스템을 조립하도록 하는 자체 추진 방식의 운반체제를 제시하고 있다.

운반 화물은 단백질 나노우리(노란색, 왼쪽에 확대 그림)에 들어있고, 이 나노우리들은 세포막(횡단면에서 보이는 녹색)으로 만들어진 소포(vesicles) 안에 있다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운반된다. 각 소포는 여러 개의 화물 운반 나노우리를 수용할 수 있다.  사진 David Belnap, Jörg Votteler

운반 화물은 단백질 나노우리(노란색, 왼쪽에 확대 그림)에 들어있고, 이 나노우리들은 세포막(횡단면에서 보이는 녹색)으로 만들어진 소포(vesicles) 안에 있다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운반된다. 각 소포는 여러 개의 화물 운반 나노우리를 수용할 수 있다. 사진 David Belnap, Jörg Votteler

미세 나노운반체가 우주왕복선처럼 내용물 전달

청사진에 따르면 단백질에서 축구공 모양처럼 생긴 미세한 ‘나노 우리’(nanocages)가 자가 조립되는데, 이 구조는 이전에 보고된 바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 코드를 추가하면 나노 우리가 세포막 안에 들어간 다음 다시 세포 밖으로 내보내진다. 세포에서 분리된 작은 캡슐들은 마치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우주왕복선처럼 다른 세포에 도착해 정박한 다음 내용물을 옮겨놓는 것.

이 경우 과학자들은 화물선의 여정을 추적하기 위해 나노 우리가 운반하는 화물을 귀환 탐지장치로 활용한다. 나노 우리가 약물이나 다른 분자들을 잘 간직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이런 생물학적 기반의 전달 시스템이 합성 물질로 만든 다른 나노 입자보다 우리 몸 안에서 더 잘 견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논문의 공동 시니어 저자인 워싱턴대 단백질 디자인 연구소 닐 킹(Neil King) 조교수는 “우리는 새로운 단백질을 요구하는 구조대로 정확하고 일관되게 디자인할 수 있다”며, “천연 단백질이 수행하는 매우 정교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면 우리 앞에 놀라운 가능성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노 우리는 바이러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소분자 운반시스템의 일부로, 단백질로부터 스스로 조립되는 우리들이 만들어져 띠 모양의 리본 구조(녹색)로 나타나 있다.  사진 David Belnap, Jörg Votteler

나노 우리는 바이러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소분자 운반시스템의 일부로, 단백질로부터 스스로 조립되는 우리들이 만들어져 띠 모양의 리본 구조(녹색)로 나타나 있다. 사진 David Belnap, Jörg Votteler

바이러스 나노운반체에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

바이러스를 본뜬 미세 운반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연구진의 결정은 우연에 따른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감염물질을 수많은 세포에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기술을 다듬어왔다. 선퀴스트 교수팀은 후천성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포함해 수십년 간의 바이러스 연구를 통해 병원성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지를 파악했다.

뭔가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려면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이 확실한 방법. 선퀴스트와 킹 교수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선퀴스트 교수는 “우리 시스템의 성공은 바이러스의 활동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밝힌 최초의 공식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통해 이 같은 운반시스템에는 세 가지 필수적인 속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포막을 통제할 수 있고, 스스로 조립이 가능하며, 세포로부터 풀려나올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이다. 이들 중 어느 한 곳에서 코딩 오류가 발생하면 운송이 중단됐다.

연구의 시니어 저자인 미국 유타대 웨슬리 선퀴스트 교수(왼쪽)와 워싱턴대 닐 킹 조교수 ⓒ ScienceTimes

연구의 시니어 저자인 미국 유타대 웨슬리 선퀴스트 교수(왼쪽)와 워싱턴대 닐 킹 조교수

작동 지속시간과 배송량 해결이 과제

논문의 제1저자인 유타대 생화학과 죄르그 보틀러(Jörg Votteler)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이 시스템이 미세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처음부터 매우 깔끔하게 작동했다”고 말했다. 전자현미경 전문가인 데이비드 벨냅(David Belnap) 박사는 나노 우리 영상들이 컴퓨터 모델과 매우 근접하게 정렬돼 있는 것을 보고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지 알았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위에 언급된 세 가지 필수적인 속성이 흔들리지 않고 유지된다면, 그 범위 안에서 수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노 우리의 모양을 바꾸거나 나노 우리를 둘러싼 세포막을 교체할 수 있다. 모듈화가 가능하다면 이 운반체는 다양한 용도에 맞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증명했으나 실제 치료에 응용하려면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 캡슐이 살아있는 동물의 체내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이 가능하고, 과연 충분한 양의 약물을 운반할 수 있느냐 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선퀴스트 교수는 “연구를 계속하면 어떤 제품을 언제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단언했다.